사진공간 배다리 포트폴리오 창작워크숍 결과 보고전
제목 : "응답하는 시선 In response to eye"
일시 : 2015. 6. 6 ~ 6. 24
장소 : 사진공간 배다리
참여작가 : 김명희 민준홍 신경옥 신문식 유운선 윤지한 이상설 이순녀 장복수 장상기 전영희
사진공간 배다리가 지난 해 6월 부터 시작하여 올 5월까지 진행한 포트폴리오 창작 워크숍이 1년간의 작업을 마치고
그동안 작업한 포트폴리오로 결과보고전을 연다.
지난 5월 2일 3명의 외부 심사자(상명대 최병관교수, 인덱스갤러리 관장 최건수, 스페이스22 큐레이터 최연하)를 초빙하여
1기 수료자 전원이 각각 리뷰를 받았으며 이 중에 최우수작품과 우수 작품을 선정하였다.
세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11명 모두가 훌륭하고 개성있는 좋은 작품이어서 순위를 가리기는 어려웁지만 그래도 우열을 가려야 한다는 것에 최우수 상으로는 강남사는 작가가 친구를 찾아 송추에 갔고 친구를 통하여 알게된 송추의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아낸 김명희작가의 '송추이야기'를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하였으며, 우수상으로는 고향 구룡포를 찾아가 고향의 모습과 친구들의 모습, 그리고 작가와 연관된 이야기들을 찾아낸 이상설의 '구룡포'가 선정되었다.
두 작품을 개인전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나 최우수의 김명희 작가가 개인사정으로 개인전을 반납함으로서 우수상 이상설작가가 개인전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번 선정 중 오간 대화는 작품은 특별하고 우수하나 이미 기성작가와 같이 몇 번의 개인전 경험이 있는 작가는 그 작품의 수준과 실력은 인정되지만 이번 심사는 그보다는 신인이지만 열심히하고 좋은 내용을 보인 사람에게 수상하는 방향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결과 발표>
최우수 : 김명희 '송추이야기'
우수 : 이상설 '구룡포' (개인전 발표자)
-------------------
<서문>
"응답하는 시선 In response to eye"
배다리 ‘사진’ 포트폴리오제작과 전시를 위한 창작워크숍. <결과 보고전>
지난 1년 동안 배다리 사진공간에서는 포트폴리오제작과 전시를 위한 창작 워크숍을 진행했다. 매월 첫 번째 토요일 12번의 워크숍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결과 보고전>형식으로 6월 6일부터 25일까지 사진공간 배다리 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다.
여기에 참여한 작가들은 저마다 무엇을 어떻게 작업 할 것인가? 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다양한 해결의 실마리들을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았다. 즉, 나에 주어진 문제가 곧 나의 개성을 드러내는 고유한 것임을 인식하고 나만의 작업을 찾아 나서는 고단한 즐거움의 여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상상력 노트를 작성하고 나에 주어진 문제를 푸는 방식을 기존의 방법론으로 해결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저 마다 형식과 내용이 다른 다양한 작업들을 만들었다.

윤지한의 <인천 대공원 숲>은 숲이라는 한 정된 장소에서 빛과 색채, 기후와 온도 시간의 변화를 미세한 공기 감으로 포착했다. 마치 인상주의 회화에서 자연을 인식하는 방법론을 사진장치의 초점과 노출차이를 통해 투시적 원근감을 해체하고 공기원근감을 적용했다. 때로는 숲속 깊은 곳을 응시하는 그의 시선은 이전 작업에서 화려한 꽃들에서 느꼈던 인상을 찾으려는 듯, 작은 잎사귀 하나에도 미려한 숨결을 놓치지 않았다. 숲에 무수한 작은 것들에도 이유 없이 시선이 머물렀다 돌아오는 사이 상념은 무념하다.

민준홍의<원곡동 사람들>은 안산 원곡동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민노동자의 삶의 현장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외국인들의 다문화현상은 과거처럼 어쩌다 마주치는 이국적취향의 모습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를 이루는 한 축이 되었다. 그럼에도 이민노동자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타자의 시선에 머물러있다. 이는 결코 휴머니즘이 아니다. 연민과 동정어린 시선으로 포장된 관음증의 타락한 시선이다. 민준홍은 이러한 배타적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시선에 응답하는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장상기의<씨멘>은 시멘트벽을 클로즈업했다. 그런 결과 모노톤의 시멘트벽은 즉물적이면서도 추상화가의 붓질처럼 보이게 됐다. 그의 사진의 매력은 심연의 깊이를 알 수없는 모노크롬 평면성과 즉물적인데 있다. 그의 사진을 끈기 있게 자세히 드려다 보면 모래알갱이들이 펼쳐진 세상을 또렷하게 보게 된다. 그것은 마치 그가 살고 있는 동해안 속초 해변에서 항상 보았던 모래알갱이들이 연상되기도 하고, 바로 그 모래알이 먼 시간의 여행을 떠나 시멘트벽이 되는 것처럼, 그의 <씨멘>작업은 마치 밤하늘의 무수한 별자리처럼 수억 광년의 그 빛의 인연을 응시하게 만든다.

유운선의<물건들>은 그가 늘 사용했던 물건들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말하자면 그와 함께 했던 사물들에 남겨진 자신의 흔적을 찾아서 내면의 기억들을 들추어낸다. 즉, 사물을 통한 자신의 자화상을 본다. 이는 보통 얼굴로 대표되는 자화상과는 다른 것으로 사물로 대신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초상인 셈이다. 흔히 사물에 이름 지어진 대로 대상을 바라보면 그 존재감은 사라진다. 그러나 사물이 발산하는 시선에 응답하기만 하면 그것은 특별한 존재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나를 비우는 가벼운 현기증을 경험하게 된다.

이상설의<구룡포>는 자신이 태어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 구룡포를 찾아가 지금은 그 흔적의 자취만이 남아 있는 현장을 기록했다. 기억 속에 그 곳은 또렷하고 선명하지만 야속한 세월은 그간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마을전체가 낯설다. 그가 겨우 알아보는 장소와 증언을 알려주는 사람들을 만나 사연을 듣고 기록하지만 여전히 그곳은 덩그러니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고향(故鄕)’이다. 졸지에 여행자의 신분으로 전락한 자의 멜랑콜리시선은 냉정을 되찾아 마을 전체를 고고학적으로 탐사하지만 그의 시선은 어쩔 수없이 어린 시절의 정감을 놓지 못한다.

전영희의<꽃비>은 여자라면 누구나 운명처럼 다가온 신체의 변화 폐경(肺經)의 경험을 주제로 했다. 몸의 급격한 변화는 곧 심리적 정신활동에 영향을 준다. 그녀는 자신이 여자라는 정체성을 깊게 사고했고 그 과정에 복잡한 심정을 표현할 적절한 방법론을 몽타주기법에서 찾았다. 그 결과 자신의 신체와 자연을 이중 삼중으로 결합해서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녀의 작업은 마치 자신의 생식가능성의 여성성은 잃어버렸지만, 내면의 거미줄(자아 여성성)은 실타래를 엮어 자신이 우주와 연결되어 살아있음을 증언한다.

김명희의<송추 이야기> 얼핏 보면 그녀의 사진은 밋밋하다. 특별한 이야기도 사건도 눈을 사로잡는 볼거리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 쉬울법한데, 그녀가 인터뷰한 사연들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도 이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게 신선하게 느껴진다.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는 보통이야기와 잘 못 찍은 듯 평범한 구도의 사진들은 거창한 담론의 세련된 다큐사진보다 더 현실감이 있다. 그녀의<송추 이야기>는 무언가 주장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가슴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신문식의<송도 The Tower>은 동북아 트레이트 타워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본 송도신시도를 기록했다. 그의 관점과 시선은 새롭다. 한 도시의 전체를 조망하는가 하면 내부 깊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결과 자본의 욕망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가 설계한 이 도시가 겉으로 보기에 멋지게 포장되었지만 속이 비어있는 표정 없는 도시임을 폭로한다. 그럼에도 사진의 증언은 말이 없고 예측불허의 이상한 징후만이 가득하다. 우리는 이 환상의 도시에서 한 발작도 벗어나 살 수없는 욕망의 슬픈 존재들이다.

신경옥의<텅빈 하늘 Le Ciel vide>은 텅 비어있지만 꽉 찬 밀도로 압축된 작업이다. 그녀가 매일 바라본 하늘은 그렇게 소리 없이 정지되어 투명상자에 담겨졌다. 하늘은 바라볼 수는 있어도 결코 포획 할 수 없는 대상이다. 그것은 물질 없는 덩어리다. 사진이미지가 꼭 이와 같다. 사진은 가시적인 모든 것을 포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져 올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허무한 이미지다. 놀랍게도 그녀의 텅빈 하늘은 그 무엇도 가져올 수 없을 것 같은 사진이미지의 허무를 응고시켜 색면 추상의 미니멀조각으로 만들었다.

이순녀의<One the road>은 그녀의 흑백사진 위에 색칠한 자국 그 흔적들은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 한다. 수제로 제작된 앨범 같은 한 묶음의 사진들은 먼 여행길의 방랑자가 휴식을 취하며 읊조리는 회상의 시(詩)다. 그녀가 영향 받은 프루스트의 시(詩) <가지 않은 길>은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의 귀로에서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애도 작업이다. 그것은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길 위에서 우리는 지나가는 과거를 스치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영원히 응시한다. 인생의 길 위에서 누군들 방랑자가 아니겠는가. 그녀의 작업은 그래서 사진으로 풀어쓴 철학하는 시(詩)같다.

장복수의<Smart Hub>은 경기도 반월공단 인근에 새롭게 건설되는 미래형 공업단지 스마트 허브를 통해서 우리의 미래를 예견 한다. 공단은 생산과 배설을 반복하는 거대한 신체기관처럼 유기적이다. 그러나 미래형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반월지역은 자연이 크게 훼손되어 불모지가 되는 반면, 인접한 낙후된 산업단지는 근방 늙어버린 짐승의 죽음 옆에 자란 잡초처럼 숲이 무성하다. 굴뚝에서 뿜어내는 연기, 인적 없는 스마트한 텅빈 건물, 녹슬고 작동이 멈춘 기계의 우울, 그것은 마치 만화영화(미래소년 코난)에 나오는 인더스트리얼처럼 그의 시선은 과거가 정지된 미래에 가있다.
사진은 응답하는 시선에 대한 반응이다. 그것은 내 안에서 내 밖에서 마주한 또 다른 나를 응시하는 행위다. 그럼으로 사진예술은 단순한 구도 잡기나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 형식이 어찌되었든 설득력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은 수많은 응시와 시선의 교차에서 얻어진 나의 상상력으로 펼친 형상(figure)으로 쓰여 진 기호의 발산물이다.
포트폴리오제작 <결과보고전>은 저 마다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작업한 것이지만 공통적으로 대상과 내가 주고받은 교감으로 이루어진 사진작업이기에 "응답하는 시선 In response to eye" 결과보고전이 되는 셈이다.
지도교수: 이영욱
사진공간 배다리 포트폴리오 창작워크숍 결과 보고전
제목 : "응답하는 시선 In response to eye"
일시 : 2015. 6. 6 ~ 6. 24
장소 : 사진공간 배다리
참여작가 : 김명희 민준홍 신경옥 신문식 유운선 윤지한 이상설 이순녀 장복수 장상기 전영희
사진공간 배다리가 지난 해 6월 부터 시작하여 올 5월까지 진행한 포트폴리오 창작 워크숍이 1년간의 작업을 마치고
그동안 작업한 포트폴리오로 결과보고전을 연다.
지난 5월 2일 3명의 외부 심사자(상명대 최병관교수, 인덱스갤러리 관장 최건수, 스페이스22 큐레이터 최연하)를 초빙하여
1기 수료자 전원이 각각 리뷰를 받았으며 이 중에 최우수작품과 우수 작품을 선정하였다.
세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11명 모두가 훌륭하고 개성있는 좋은 작품이어서 순위를 가리기는 어려웁지만 그래도 우열을 가려야 한다는 것에 최우수 상으로는 강남사는 작가가 친구를 찾아 송추에 갔고 친구를 통하여 알게된 송추의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아낸 김명희작가의 '송추이야기'를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하였으며, 우수상으로는 고향 구룡포를 찾아가 고향의 모습과 친구들의 모습, 그리고 작가와 연관된 이야기들을 찾아낸 이상설의 '구룡포'가 선정되었다.
두 작품을 개인전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나 최우수의 김명희 작가가 개인사정으로 개인전을 반납함으로서 우수상 이상설작가가 개인전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번 선정 중 오간 대화는 작품은 특별하고 우수하나 이미 기성작가와 같이 몇 번의 개인전 경험이 있는 작가는 그 작품의 수준과 실력은 인정되지만 이번 심사는 그보다는 신인이지만 열심히하고 좋은 내용을 보인 사람에게 수상하는 방향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결과 발표>
최우수 : 김명희 '송추이야기'
우수 : 이상설 '구룡포' (개인전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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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응답하는 시선 In response to eye"
배다리 ‘사진’ 포트폴리오제작과 전시를 위한 창작워크숍. <결과 보고전>
지난 1년 동안 배다리 사진공간에서는 포트폴리오제작과 전시를 위한 창작 워크숍을 진행했다. 매월 첫 번째 토요일 12번의 워크숍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결과 보고전>형식으로 6월 6일부터 25일까지 사진공간 배다리 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다.
여기에 참여한 작가들은 저마다 무엇을 어떻게 작업 할 것인가? 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다양한 해결의 실마리들을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았다. 즉, 나에 주어진 문제가 곧 나의 개성을 드러내는 고유한 것임을 인식하고 나만의 작업을 찾아 나서는 고단한 즐거움의 여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상상력 노트를 작성하고 나에 주어진 문제를 푸는 방식을 기존의 방법론으로 해결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저 마다 형식과 내용이 다른 다양한 작업들을 만들었다.
윤지한의 <인천 대공원 숲>은 숲이라는 한 정된 장소에서 빛과 색채, 기후와 온도 시간의 변화를 미세한 공기 감으로 포착했다. 마치 인상주의 회화에서 자연을 인식하는 방법론을 사진장치의 초점과 노출차이를 통해 투시적 원근감을 해체하고 공기원근감을 적용했다. 때로는 숲속 깊은 곳을 응시하는 그의 시선은 이전 작업에서 화려한 꽃들에서 느꼈던 인상을 찾으려는 듯, 작은 잎사귀 하나에도 미려한 숨결을 놓치지 않았다. 숲에 무수한 작은 것들에도 이유 없이 시선이 머물렀다 돌아오는 사이 상념은 무념하다.
민준홍의<원곡동 사람들>은 안산 원곡동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민노동자의 삶의 현장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외국인들의 다문화현상은 과거처럼 어쩌다 마주치는 이국적취향의 모습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를 이루는 한 축이 되었다. 그럼에도 이민노동자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타자의 시선에 머물러있다. 이는 결코 휴머니즘이 아니다. 연민과 동정어린 시선으로 포장된 관음증의 타락한 시선이다. 민준홍은 이러한 배타적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시선에 응답하는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장상기의<씨멘>은 시멘트벽을 클로즈업했다. 그런 결과 모노톤의 시멘트벽은 즉물적이면서도 추상화가의 붓질처럼 보이게 됐다. 그의 사진의 매력은 심연의 깊이를 알 수없는 모노크롬 평면성과 즉물적인데 있다. 그의 사진을 끈기 있게 자세히 드려다 보면 모래알갱이들이 펼쳐진 세상을 또렷하게 보게 된다. 그것은 마치 그가 살고 있는 동해안 속초 해변에서 항상 보았던 모래알갱이들이 연상되기도 하고, 바로 그 모래알이 먼 시간의 여행을 떠나 시멘트벽이 되는 것처럼, 그의 <씨멘>작업은 마치 밤하늘의 무수한 별자리처럼 수억 광년의 그 빛의 인연을 응시하게 만든다.
유운선의<물건들>은 그가 늘 사용했던 물건들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말하자면 그와 함께 했던 사물들에 남겨진 자신의 흔적을 찾아서 내면의 기억들을 들추어낸다. 즉, 사물을 통한 자신의 자화상을 본다. 이는 보통 얼굴로 대표되는 자화상과는 다른 것으로 사물로 대신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초상인 셈이다. 흔히 사물에 이름 지어진 대로 대상을 바라보면 그 존재감은 사라진다. 그러나 사물이 발산하는 시선에 응답하기만 하면 그것은 특별한 존재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나를 비우는 가벼운 현기증을 경험하게 된다.
이상설의<구룡포>는 자신이 태어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 구룡포를 찾아가 지금은 그 흔적의 자취만이 남아 있는 현장을 기록했다. 기억 속에 그 곳은 또렷하고 선명하지만 야속한 세월은 그간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마을전체가 낯설다. 그가 겨우 알아보는 장소와 증언을 알려주는 사람들을 만나 사연을 듣고 기록하지만 여전히 그곳은 덩그러니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고향(故鄕)’이다. 졸지에 여행자의 신분으로 전락한 자의 멜랑콜리시선은 냉정을 되찾아 마을 전체를 고고학적으로 탐사하지만 그의 시선은 어쩔 수없이 어린 시절의 정감을 놓지 못한다.
전영희의<꽃비>은 여자라면 누구나 운명처럼 다가온 신체의 변화 폐경(肺經)의 경험을 주제로 했다. 몸의 급격한 변화는 곧 심리적 정신활동에 영향을 준다. 그녀는 자신이 여자라는 정체성을 깊게 사고했고 그 과정에 복잡한 심정을 표현할 적절한 방법론을 몽타주기법에서 찾았다. 그 결과 자신의 신체와 자연을 이중 삼중으로 결합해서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녀의 작업은 마치 자신의 생식가능성의 여성성은 잃어버렸지만, 내면의 거미줄(자아 여성성)은 실타래를 엮어 자신이 우주와 연결되어 살아있음을 증언한다.
김명희의<송추 이야기> 얼핏 보면 그녀의 사진은 밋밋하다. 특별한 이야기도 사건도 눈을 사로잡는 볼거리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 쉬울법한데, 그녀가 인터뷰한 사연들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도 이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게 신선하게 느껴진다.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는 보통이야기와 잘 못 찍은 듯 평범한 구도의 사진들은 거창한 담론의 세련된 다큐사진보다 더 현실감이 있다. 그녀의<송추 이야기>는 무언가 주장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가슴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신문식의<송도 The Tower>은 동북아 트레이트 타워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본 송도신시도를 기록했다. 그의 관점과 시선은 새롭다. 한 도시의 전체를 조망하는가 하면 내부 깊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결과 자본의 욕망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가 설계한 이 도시가 겉으로 보기에 멋지게 포장되었지만 속이 비어있는 표정 없는 도시임을 폭로한다. 그럼에도 사진의 증언은 말이 없고 예측불허의 이상한 징후만이 가득하다. 우리는 이 환상의 도시에서 한 발작도 벗어나 살 수없는 욕망의 슬픈 존재들이다.
신경옥의<텅빈 하늘 Le Ciel vide>은 텅 비어있지만 꽉 찬 밀도로 압축된 작업이다. 그녀가 매일 바라본 하늘은 그렇게 소리 없이 정지되어 투명상자에 담겨졌다. 하늘은 바라볼 수는 있어도 결코 포획 할 수 없는 대상이다. 그것은 물질 없는 덩어리다. 사진이미지가 꼭 이와 같다. 사진은 가시적인 모든 것을 포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져 올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허무한 이미지다. 놀랍게도 그녀의 텅빈 하늘은 그 무엇도 가져올 수 없을 것 같은 사진이미지의 허무를 응고시켜 색면 추상의 미니멀조각으로 만들었다.
이순녀의<One the road>은 그녀의 흑백사진 위에 색칠한 자국 그 흔적들은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 한다. 수제로 제작된 앨범 같은 한 묶음의 사진들은 먼 여행길의 방랑자가 휴식을 취하며 읊조리는 회상의 시(詩)다. 그녀가 영향 받은 프루스트의 시(詩) <가지 않은 길>은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의 귀로에서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애도 작업이다. 그것은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길 위에서 우리는 지나가는 과거를 스치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영원히 응시한다. 인생의 길 위에서 누군들 방랑자가 아니겠는가. 그녀의 작업은 그래서 사진으로 풀어쓴 철학하는 시(詩)같다.
장복수의<Smart Hub>은 경기도 반월공단 인근에 새롭게 건설되는 미래형 공업단지 스마트 허브를 통해서 우리의 미래를 예견 한다. 공단은 생산과 배설을 반복하는 거대한 신체기관처럼 유기적이다. 그러나 미래형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반월지역은 자연이 크게 훼손되어 불모지가 되는 반면, 인접한 낙후된 산업단지는 근방 늙어버린 짐승의 죽음 옆에 자란 잡초처럼 숲이 무성하다. 굴뚝에서 뿜어내는 연기, 인적 없는 스마트한 텅빈 건물, 녹슬고 작동이 멈춘 기계의 우울, 그것은 마치 만화영화(미래소년 코난)에 나오는 인더스트리얼처럼 그의 시선은 과거가 정지된 미래에 가있다.
사진은 응답하는 시선에 대한 반응이다. 그것은 내 안에서 내 밖에서 마주한 또 다른 나를 응시하는 행위다. 그럼으로 사진예술은 단순한 구도 잡기나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 형식이 어찌되었든 설득력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은 수많은 응시와 시선의 교차에서 얻어진 나의 상상력으로 펼친 형상(figure)으로 쓰여 진 기호의 발산물이다.
포트폴리오제작 <결과보고전>은 저 마다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작업한 것이지만 공통적으로 대상과 내가 주고받은 교감으로 이루어진 사진작업이기에 "응답하는 시선 In response to eye" 결과보고전이 되는 셈이다.
지도교수: 이영욱